코로나19 사태로 9일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초·중·고 학교의 개학이 기약없이 연기되는 분위기 속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고3·중3 수험생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전례없는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자 정작 당사자인 교사·학부모·학생들을 비롯해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특히 트위터에는 온라인 개학 당사자인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가 쏟아졌고 수만회 이상 리트윗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부분 온라인 개학이라는 졸속행정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었다.
◇ 9일 트위터 부정감성어 85.8% 급증... 학생들 ‘어이없다’ 최다 언급
주된 내용은 서버 접속 불량에 대한 내용과 온라인 수업의 실효성을 꼬집는 내용으로 요약됐다. 일부 트윗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듣지 않고도 들은 것으로 위장할 수 있는 매크로 조작이나 ‘버그(프로그램 오류)’ 사례를 소개한 내용이 대량으로 리트윗되기도 했다.
[9일 트위터]
- [트위터] 2020.04.09. RT:14762 현재 온라인 개학 어이없는 이유 1. 학생도 처음이지만 교사도 처음인데 학생보고 담임한테 물어보라고함. 2. 전국 선생님들만 들어가도 사이트 터지는데 전국 학생이 어떻게 들어가냐 3. 선생님들이 동시에 수업준비한다고 들어가서 터지니까 새벽엔 안터진다고 함 새벽에 일하란거냐 (wow
- [트위터] 2020.04.09. RT:14323 온라인 개학후기 :트위터함
- [트위터] 2020.04.09. RT:7478 온라인 개학 1일차.... 벌써 레전드 떴다..... “개추요청) 수붕이 온라인 개학 매크로 만들었다 ㅋㅋㅋ 걍 냅두면 알아서 강의접속되고 시간 끝나면 완강됨 ㅋㅋㅋ 자러간다 ㅋㅋ”
- [트위터] 2020.04.09. RT:3488 온라인 개학 후기 - 안켜져요 안들려요 안보여요 - 선생님 얼굴이 투명도 80% - 교장쌤 훈화말씀 유튜브라방이 알아서 끔 - 피피티에 펭수OO OO 많음 - 화장하고앉은애/죽어도 마이크or화면 안키는애 -…
- [트위터] 2020.04.09. RT:3446 온라인 개학후기 대체 고3한테 뭘 바라시는걸까 이번체육과제: 유튜브보고 제자리 멀리뛰기 ?선생님, 제 방에서 저거 하려면 창문 깨야돼요 다음체육과제: 유튜브보고 저글링 연습하기 ?...? 다다음 체육과제…
- [트위터] 2020.04.09. RT:2413 온라인 개학 이비에스 온클래스 학습완료 버그 공유함ㅋㅋㅋㅋ 양심껏,, 쓰자,,
온라인 개학이 발표된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트위터에는 총 11만3125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발표한 31일 가장 크게 반응했다. 31일 트위터에는 5만여개의 관련 트윗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이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언급량이 급증한 것이다. 한 누리꾼들은 온라인 개학 첫날의 상황과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예상했는데 불행히도 온라인 개학 당일의 현실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 트윗은 1만9천여회 리트윗되기도 했다.
[31일 트위터]
- [트위터] 2020.03.31. RT:19933 온라인 개학 ㄴ쌤안들어가져요~~ 쌤뭐눌러야해요?? 선생님서버터졌어요!!! 쌤저회원가입안했는데어카죠
- [트위터] 2020.03.31. RT:16504 온라인 개학으로 절대 공부 못 함 생각해 봐 하겠냐? 다른 창 띄워놓고 트위터하고 있겠지
- [트위터] 2020.03.31. RT:14704 아 그냥 차라리 온라인 개학 하지 말고 걍 1학기 꿇자고!!!!!!!!!
- [트위터] 2020.03.31. RT:13386 온라인 개학했을때 1. 학교쌤들이 직접 수업인지/EBS인강인지 2. 전자기기 없는 가정은 어떻게 참여할지 3. 전자기기는 적은데 다자녀가정이면 어떻게 되는지 4. 한꺼번에 많은학생 들어옴-> 서버터질 위험…
언급량은 ‘온라인 개학’이 예고된 31일 가장 많았지만, 관련 트윗 11만여건의 문장을 분석해 감성어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부정감성어 비율은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개학을 실제 현실로 경험한 당사자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지면서 부정감성어가 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기간 전체 감성어 비율은 부정감성어가 가장 많은 63.0%, 긍정감성어는 11.3%로 집계됐다.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발표한 31일만 하더라도 긍정 감성어는 9.4%, 부정 감성어는 48.1% 수준이었으나, 실제로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9일 부정감성어 비율은 85.8%로 급증했고, 긍정감성어는 3.4%로 감소했다.
조사기간 트위터에서 ‘온라인 개학’과 함께 누리꾼들이 가장 자주 사용한 부정 감성어는 ▲‘어이없다’로 총 1만5651건에서 등장했는데, 전체 관련 게시물 중 13.8%에서 이 단어가 등장한 것이다. 이어 같은 의미의 형용형인 ▲‘어이없는’이 7476건에서 등장하며 전체에서 6.6%의 비중을 차지했고, ▲‘어이 없다’(*띄어쓰기) 6792건(6.0%), ▲‘싫다’ 2344건(2.1%), ▲‘장애’ 565건(0.5%), ▲‘걱정’ 510건(0.5%), ▲‘의미 없다’ 422건(0.45%), ▲‘불만’ 404건(0.36%), ▲‘우려’ 357건(0.32%), ▲‘망하다’ 300건(0.27%) 순으로 언급빈도를 보였다.
◇ 댓글 “중3 딸아이 8시간 시청... 이게 뭐하는 짓인지”
온라인 개학 당일 관련뉴스 댓글 게시판에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조사기간 네이버 뉴스 인링크 기준으로 기사는 223건, 댓글은 5971개 발생했다. 이중 온라인 개학 당일인 9일 기사는 전체 기사 중 39.0%를 차지하는 87건이 올라왔고, 댓글은 전체에서 42.1%를 차지하는 2512개가 발생했다.
네이버 뉴스의 기사와 댓글 역시 온라인 개학이 예고된 31일과 실제 시행된 9일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31일과 9일 기사에 표시된 ‘좋아요’, ‘화나요’ 등의 표정을 분석한 결과 9일 부정감성이 트위터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관련기사 그룹의 ‘화나요’가 평균 85.9%에서 9일 평균 86.3%로 상승한 것이다. 조사기간 전체 평균은 ‘화나요’가 85.1%를 차지했다.
일반적인 사회이슈와 달리 다소 지협적인 이슈인 관계로 댓글 볼륨은 괄목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댓글을 작성한 누리꾼들은 주로 온라인 개학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교사·학부모·학생들인 것으로 보여졌다. 이들은 댓글 게시판을 통해 불안정한 온라인 개학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반응한 기사는 연합뉴스의 <온라인개학 첫날 EBS 1시간15분 장애…학생·교사들 접속 불편(종합)> 기사로 댓글은 349개 달렸고, 표정은 ‘화나요’가 94.3%의 비중을 차지했다.
댓글게시판에는 학생과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들이 과도한 수업량과 과제, 접속장애 등에 대해 성토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한 강제적인 교과과정이 아닌 자율적인 학습을 요구했다.
[학부모]
- 고등엄마인데요 제발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냥 출석확인하고 인강 각자 알아서보기해요. 온라인 클래스 다 다운되었는데 과제물 제출한거 성적에 반영하라니 전과목샘들이 폭탄과제 쏟아내고 몇일까지 제출하라하고 서버는 다운되고 학교샘들도 어떻할지 모르고 개판입니다. 학교전화하면 학교도 우왕좌왕인데 뭘 평가합니까 지금. 애들좀 그만 괴롭혀요. (공감 482)
- 울 딸아이 중3인데 오늘 8시30분부터 4시 30분까지 ebs 재방송 온종일 봤어요. 온종일 모니터 보니 눈이 넘 아프다고 학교 가고 싶다고 해요. 이게 뭐하는 짓인지.... (공감 53)
[학생]
- 오늘 온라인 수업을 들은 중3 학생이예요. 1교시 수업에 미리 로그인 해놓고 들어갔는데도 서버가 터져버려서 강의를 늦게 들었는데 45분에 짜여진 이 시간에 강의 하나듣고 출석확인 과제까지 제출하기 너무 빡빡했어요. 서버가 터져서 1교시 수업을 2교시 까지 듣고 출석 확인, 과제하고.. 수업 듣는 내내 재 시간에 못 들어서 무단결석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들었어요..ㅠㅠ 온라인 개학 진짜 너무 힘들어요.. (공감 118)
- 현역 고3입니다. 하루종일 pc만 보고 있으니까 머리아프고 속도 울렁거리네요.. 이렇게 3주나 하는 것은 솔직히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이 학교에서는 50분인데 ebs 인강은 1시간이 넘는 것이 있어서 하루에 최소 7시간을 보고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 참.. 답답하네요 (공감 113)
- 고3인데요 이런식으로해서 때려치고 싶다는 이막막한 심정은 아세요? 학교수업이 아닌 EBS강의만 던져주고 그거 들으라고하고 서버는 서버대로 터졌는데요.. 뭐 어떡하라고요.. 진짜 힘들어요.. (공감 48)
- 고3인데 개학이라고 올려놓은게 ebs라 창 두 개띄워놓고 ebs음소거한 다음에 사설 인강 듣습니다. 과제만 엄청나게 많아진게 짜증만 나네요. 그냥 개학 미뤄도 공부할애들은 알아서하는데 도대체 왜그러는지. (공감 45)
이런 분위기는 다른 댓글 게시판에도 유사했다. 연합뉴스TV의 <중3·고3 오늘 온라인개학…"화면으로 선생님 만나"> 기사에는 336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화나요’가 93.2%에 달했다. 역시 학생이나 학부모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EBS 인터넷 강의에만 의존한 온라인 개학에 대해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 중3·고3 오늘 온라인개학… "화면으로 선생님 만나" 이 선생님은 학교선생님이 아니라 ebs 선생님입니다.. (공감 495)
- 샘 코빼기도 못 봤슴다~취재는 직접 눈으로 보고 하세요.. 수업 전부 ebs강의로 채워 놨네요... 강의수준도 떨어지는 걸로... 다른 인강도 못 듣게 아이 시간만 잡고 있어요.. 이게 몇주간 교육부에서 떠들었던 쌍방향 수업인가요?? (공감 431)
- 접속 부터 안되는데 무슨 수업을 한다고 그럽니까? 이번 고3은 대학 입시에 정부에서 어떻게 해주시나요 뮌 이따구로 합니까? (공감 165)
- 그져 ebs인강 틀어놓고 볼륨은 줄여놓네요. 담임쌤은 뵐수도 없고, 본인학교신청 과목과 ebs강의과목도 맞는게 없어서 대충 교과목만 비슷한것 신청하라하구요. 교과서와는 별개니, 뭐 온라인 개강? 아무 의미없는 푸닥거리네요 (공감 148)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3.30 ~ 2020.4.9
※ 수집 버즈 : 119,319건 (트위터, 네이버 뉴스-댓글)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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