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빔면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빅데이터로 소비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오뚜기 진비빔면이 출시와 함께 관심몰이에 성공하며 전통 강자인 팔도비빔면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팔도비빔면이 1984년 출시된 후로 36년간 비빔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라면업계에서 일제히 비빔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전국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비빔면의 성수기를 앞두고 3월에는 오뚜기에서 ‘진비빔면’을, 붉닭시리즈로 승승장구하던 삼양에서는 ‘도전불닭비빔면’을 각각 출시했다. 4월에는 농심에서 칼빔면을 출시함으로써 라면업계의 전쟁이 시작됐다.
◇ 진비빔면, 출시와 동시에 2강 구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스타그램에서 각 비빔면 브랜드에 대한 게시물을 수집한 결과 총 2만1782건이 수집됐다. 이중 진비빔면이 9131건으로 가장 많았고, 팔도비빔면은 8896건, 불닭비빔면은 2095건, 칼빔면은 1660건 순으로 나타나며 2강 2중 구도가 뚜렷하게 형성됐다.
인스타그램은 SNS 채널 중 사진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 각종 상품에 대한 후기성 게시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먹거리와 관련해 많은 게시물이 올라오는데 ‘먹스타그램’, ‘맛스타그램’, 심지어 ‘라면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카테고리로 분류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의 이러한 특성은 실제 매출과는 달리 소비트렌드나 SNS에서의 화제성 등 관심도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각 브랜드별 게시물 발생추이를 시계열로 펼쳐보면 진비빔면과 불닭비빔면·칼빔면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린 4월 관련 게시물수(언급량)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진비빔면 언급량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는데, 출시 직후인 4월 급증하며 전통 강자인 팔도비빔면을 앞질렀고 7월까지 꾸준히 언급량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불닭비빔면은 도전불닭비빔면의 출시로 인해 4월 관련게시물이 가장 많이 발생했고, 칼빔면은 5월에 자체 언급량 고점을 기록했으나 진비빔면과 팔도비빔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발생량을 기록했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팔도비빔면은 3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출발은 순조로웠으나, 4월들어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성수기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완만하게 하락했다.
비빔면의 성수기는 통상 6월을 전후로 한 하절기다. 최근 4년간(2016.8월~2020.7월) 인스타그램에서 비빔면의 언급량을 월평균으로 집계하면 3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6월 가장 높은 언급량을 기록한 후 9월부터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팔도비빔면의 경우 4월 이후 이렇다 할 언급량의 반등을 보이지 못했는데, 시장에서 경쟁 상품이 늘어났고 특히 진비빔면의 선전에 인스타그래머들의 관심이 분산된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예년 평균과 달리 6월에는 진비빔면을 비롯한 모든 비빔면 브랜드의 언급량이 감소했는데, 올해는 비빔면 메뉴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예년에 못 미친 흐름과 궤적을 같이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여름의 저온현상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실제로 최근 5년간 5~7월 평균기온을 살펴본 결과 올해 5월과 7월의 평균기온이 조사기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 과거 4년간 5월의 평균기온은 18.8℃였으나 올해 5월은 이보다 0.8℃ 낮은 18.0℃로 기록됐고, 7월은 과거 평균 27.1℃에서 3℃나 낮은 24.1℃로 기록됐다. 이러한 저온현상으로 인해 하절기 인기 메뉴인 비빔면의 특수가 일찌감치 꺾인 것으로 보여진다.
◇ 진비빔면, ‘맛’과 ‘양’ 모두 긍정평가
진비빔면에 대한 인스타그래머들의 호감은 감성분석에서도 나타났다. 각 브랜드별로 관련 게시물의 문장을 분석해 긍부정 감성어를 분석한 결과 진비빔면의 긍정감성어가 가장 높은 78.9%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모든 브랜드에서 긍정감성어가 높은 비율을 보인 가운데 팔도비빔면이 69.2%로 뒤를 이었고, 불닭비빔면 66.9%, 칼빔면이 66.5%로 집계됐다.
4종의 브랜드 공통적으로 ‘맛있다’가 가장 높은 언급빈도를 보였고, 기타 ‘맛나다’, ‘먹고싶다’ 등 맛과 관련된 관련 단어그룹들이 상위에 떠올랐다. 각 브랜드별 감성어에서 ‘맛있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진비빔면이 가장 높은 28.0%를 기록했고, 이어 팔도비빔면 20.0%, 불닭비빔면 17.1%, 칼빔면은 15.1%로 다소간 차이를 보였다.
진비빔면의 경우 타 브랜드들과 달리 ‘양 많다’가 상위에 떠올랐는데, 오뚜기에서 진비빔면의 차별화 전략으로 중량을 20% 늘려 출시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적중한 것이다.
한편 불닭비빔면의 경우 부정감성어로 ‘무시무시한’, ‘무섭다’, ‘겁나다’, ‘두렵다’, ‘무모한’, ‘혼미하다’ 등 극한의 매운맛과 관련된 단어그룹이 높은 언급빈도를 보이며 부정감성어 비중을 높였다. 이들 단어그룹을 제외하면 긍정감성어 비율이 69.3%로 상승했다.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1.1 ~ 2020.7.31
※ 수집 버즈 : 21,782건 (인스타그램)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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