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IG(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첨단 산업이 발전하면서 부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2년 반 사이에 상위 50위 상장사 시가총액 가운데 삼성그룹과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등 4대 재벌그룹 주가 총액 비율이 69.7%에서 74%로 확대됐다.
‘왕자의 난’에 이어 사드 사태가 겹치고, 신사업투자 등 변화에 소극적인 롯데그룹은 주력이던 롯데쇼핑과 롯데지주가 상위 50위 상장사에서 퇴출되면서 재벌그룹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위상이 쪼그라들었다.
19일 빅터뉴스 부설 빅터연구소의 ‘상위 50위 상장사 주가 분석’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총수에 오른 직후인 2018년 7월2일 종가 기준 50위 상장사 시가총액은 1055조2844여억원에서 올해 2월15일 종가 기준 1620조6025여억원으로 53.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현대차 등 4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735조5778여억원에서 1204조2233여억원으로 63.71% 늘었다. 이에 따라 50위 상위 시가총액에서 4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69.70%에서 74.31%로 4.61% 증가했다.
상위 50위 시가총액에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43.80%에서 46.33%로 확대됐다. LG그룹도 8.17%에서 9.31%로, 현대차그룹도 6.86%에서 7.85%로 각각 늘었지만 SK그룹은 10.86%에서 10.82%로 소폭 줄었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25조925억여원에서 565조979여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올해 기준으로 SK하이닉스와 LG화학, NAVER,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셀트리온, 카카오, 기아차, 현대모비스, LG전자 등 시가총액 2위부터 12위 기업을 합한 것과 비슷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최근 2년6개월 동안 시가총액 증감률을 기준으로 한 성적표는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이 가장 좋았다.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선전하면서 72조4323여억원에서 127조1694여억원으로 76% 늘었다.
불혹의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르면서 세간의 우려도 있었지만 구광모 회장의 LG그룹은 LG화학과 LG전자, LG생활건강의 호실적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86조2674여억원에서 150조9136여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진격으로 시가총액이 462조2531여억원에서 750조7678여억원으로 62% 늘었다.
최태원 회장의 SK그룹도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선전으로 시가총액이 114조6248여억원에서 175조3724여억원으로 53% 불었다.
하지만 ‘왕자의 난’으로 총수자리를 지킨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은 2018년 시가총액 44위인 롯데지주와 48위 롯데쇼핑이 올해 상위 50위 상장사에서 퇴출되면서 5대 그룹이라는 명칭도 어울리지 않게 됐다. 그나마 명단에 남은 롯데케미칼도 31위에서 2년 반만에 34위로 내려앉으며 롯데그룹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23조4167여억원에서 10조4882여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과 해운 등 전통 산업은 더딘 성장으로 입지가 축소되고 바이오와 2차 전지 등 첨단 산업이 선두권에 나서는 등 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기업의 변화 노력이 주식시장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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