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분기도 웃을까…실적 변수 늘어나

반도체 수급난에 해외 투자 두고 노조 반발 거세져
팔기는 많이 파는데 '리콜' 등 품질문제 수익성에 악영향
2021-05-28 12:35:57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호실적을 올린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노조, 잇단 리콜 사태 등이 향후 실적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함박웃음을 짓지 못하고 있다. 애초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노조, 잇단 리콜 사태 등이 실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 90% 사실상 독점에 대한 문제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전기차 충전소를 확장하면서 새차, 중고차, 전기차, 충전소까지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27조3909억원, 영업이익은 1조6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8.2%, 91.8% 급증했다. 같은기간 기아의 1분기 매출도 각각 14%와 142% 급증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10.7%, 기아의 판매량은 6.4% 증가했다.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의 판매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제네시스의 경우 1분기 국내 판매량은 3만28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5.3% 폭증했다. 막대한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전기차 판매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현대차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면서 생산차질을 빚고 있기 떄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아산공장에서 4월 2차례에 걸쳐 4일간 가동을 중단했고, 이달 들어서는 울산·아산공장에서 4차례 휴업을 했다. 기아도 반도체 수급난 이후 처음으로 광명 공장에서 1차례 가동을 중단했다. 아이오닉5 등 차량 출고 지연으로 고객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맞손을 잡았던 노조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8조원대 해외 투자와 관련 이 회사 노조는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사측이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해외 투자에 앞서 국내 공장 고용 보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하라"고 반발했다. 이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제대로 된 차를 만든게 맞나 싶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리콜 등 품질 문제도 실적에 큰 변수중 하나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제네시스 G80(DH) 22만대와 그랜저(IG) 19만대, 스포티지(QL) 18만대, K7(YG) 10만대 등 현대차·기아 4개 차종 70만대에서 전자제어 유압장치(HECU)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리콜)를 내렸다. 이달 초에는 미국에서 2013∼2015년 싼타페 20만3000대 등 18만7000대가 엔진 화재 가능성으로 리콜에 들어가게 됐다. 

품질 문제는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세타2엔진, 4분기 코나EV 리콜 등에 따른 충당금으로 2조원이 넘는 금액을 반영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스타리아의 경우 일부 모델에서 차문을 닫는 과정에서 창문이 째지거나 금가는 황당한 사례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 여파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올해 현대차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오히려 끝없이 발생하는 품질문제와 그에 따른 비용 문제가 수익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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