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주가가 날아오른 상황에서 주요주주인 넷마블까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고점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넷마블이 지분 절반을 시간외 블록딜이 아닌 장중 매도폭탄으로 막대한 돈을 챙기면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던 투심에도 찬물이 됐다.
11일 오후 1시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대비 2800원(3.92%) 오른 7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이틀째인 지난 9일 8만9100원을 고점을 기록한 이후 15% 가량 떨어졌지만 여전히 여전히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두배에 달하고 상장 당일 고가인 6만9800원 보다 9%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하루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일반투자자들은 쉽게 웃지 못하고 있다. 9일을 기점으로 일별 고점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다가 주요주주의 차익실현 매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급락장이 연출된 탓이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10일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주식 60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4302억원이다. 이에 따라 넷마블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3.21%(1523만9183주)에서 1.94%(923만9183주)로 떨어졌다. 넷마블이 올린 수익은 그야말로 ‘잿팟’ 수준이다. 넷마블은 2015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주주로 참여한 이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917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사흘 만에 투자 지분 40% 정도를 매각해 원금 대비 약 12배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실현한 셈이다.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이라는 것이 넷마블 측의 설명이다.
넷마블은 달콤한 수익을 맛봤지만 나머지 투자들은 주가급락에 속이 쓰리다. 10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고점 8만5600, 저점 6만8000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9.04%원 급락한 7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변동폭이 20%에 달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진 셈이다. 뜨겁게 타올랐던 투심도 그만큼 가라앉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국내 2위 IT플랫폼 회사인 카카오계열 인터넷은행으로 파급력과 성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내 리딩뱅크 KB금융과 신한지주 시총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공모가가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앞서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기 때문에 다른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며 "기존 은행들이 금융지주 형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증권이나 보험과 같은 비은행 자회사는 카카오페이가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ROE(자기자본이익률)도 KB금융이나 신한지주 등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주요 자회사를 대거 상장시키면서 ‘상장 파티’를 벌이고 있는 카카오의 ‘돈 모으기’가 지나치다는 반응까지도 나온다. 더욱이 카카오는 분식회계 의혹도 받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가 지난 2014년 포털사이트 '다음'과 합병할 당시 1조1000억원대의 회계부정을 저질러, 자본시장법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대주주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취소해달라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감시센터는 금융위가 카카오를 검찰에 고발하고 카카오뱅크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카카오뱅크의 사외이사인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과 카카오뱅크의 준법감시인인 권태훈 회계사의 파면을 진정서를 통해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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