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매 3년마다 재산정되는 신용카드 수수료 조정을 앞두고 카드가맹점업계가 활발히 연대의 폭을 넓히고 있다. 유통업종은 매출액이 큰 업종이라 0.1%의 수수료율 조정으로도 수백억의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세를 불리기 위해 오월동주(吳越同舟)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이해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식자재마트의 이해단체인 한국마트협회가 신용카드 수수료 재산정 협상에 나설 협상단을 꾸리고 있다.
마트협회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일 규제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단체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을 하는 날에는 식자재마트의 매출이 20% 가량 증가한다. 체이스토어협회 입장에서는 마트협회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드수수료 인하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양측의 관계자들은 지난 6월24일 첫 오찬 회동을 갖고 카드수수료 산정에 대비해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간 협력을 논의했다.
여기에 유통업종의 또 다른 축인 수퍼마켓협동조합(코사마트)까지 가세할 태세다. 코사마트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종의 카드수수료 대책 테이블이 꾸려지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도 카드수수료 재산정 협의에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이 협회 관계자들은 지난 2일 여의도에서 미팅을 갖고 한국미용사회와 한국피부미용사회 등 식품·공중위생관련 10여개의 단체들을 포함하는 대책 기구도 논의했다.
특히 식품·공중위생단체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가맹점단체의 교섭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신용카드회사와의 협상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단체와 카드사간의 상생협력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 여신법 18조2항은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업자와 가맹점수수료 등 거래조건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유지하기 위하여 단체’(단체결성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교섭권이 없어 아직까지 카드수수료 협상실적이 전혀 없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똑같은 업종이라도 매출액 규모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체교섭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맹점단체들의 이 같은 행보를 지켜보고 있는 다른 단체들도 물밑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또한 카드수수료 재산정에 대한 투쟁방침을 밝히며 적당한 단체들과의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기름값의 절반이 세금인데, 세금에 대한 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부담해야 하고 있다며 지난 2017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7.8% 늘어난 142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21.4% 늘어난 367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54.3% 증가한 25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가맹점업계는 이를 계기로 수수료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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