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낮아진 가격에도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똘똘한 한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마저 흔들리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투심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포털에선 하락 이전 이미 부동산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최근 흐름의 전조로 작용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종합주택(아파트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 모든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횡보하다 지난 7월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월 대비 0.29%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0.55%) 후 13년7개월 만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서울지역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주택 시장을 이끌어온 선도아파트도 흔들이고 있다. KB부동산을 보면 8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달 대비 0.72% 떨어졌다. 지난달 2년2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내림세다.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매년 전국 시가총액(가구수와 매매가를 곱한 값)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수치로 주택 시장의 흐름을 읽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월간 데이터가 아직 집계되기 전이지만 9월 역시 흐름은 좋지 않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떨어지면서 16주째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낙폭도 주간 기준 2012년 12월 10일(-0.17%) 후 약 9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80.2를 기록하며 19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투심의 변화는 포털 검색량에서도 확인된다. 빅터뉴스가 '부동산', '청약', '분양' 등 관련 키워드를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이후 검색지수 최대치인 100을 기록한 뒤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는 코로나 사태 이후 한은이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달로 이를 기점으로 누리꾼의 주택 시장 관심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말이 된다. 특히 주택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꼽히는 '청약'과 '분양'의 급격한 검색 감소는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는 0.50%에서 2.50%로 뛰었다. 한은에 따르면 2.00%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달한다. 문제는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 흐름에서 볼 수 있듯, 현재 주택 시장은 역대급 고점구간에 놓여 있다"며 "만약 더 깊은 조정이 나타난다면 최근 급등 이전 구간에 대한 테스트 가능성도 염두해둬야한다"고 말했다.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8년 12월 이후 1년 가량의 횡보구간을 거쳐 2020년 초를 기점으로 상승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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