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우리금융 계속 이끌까

거취 결론 내년으로 미뤄져…라임펀드 최대 변수
김두윤 기자 2022-12-19 12:45:28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협금융과 신한금융 등 연임이 유력시됐던 현직 수장들이 잇달아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역시 임기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온 손 회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우리금융의 '숙원' 민영화를 이끌고 역대 최대 실적을 쓴 그의 성과에 대한 물음표는 많지 않지만 사모펀드 징계와 금융당국의 압박이 최종 결정의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손 회장의 거취는 내년 1월께 분명해질 전망이다. 앞서 손 회장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였던 지난 16일 우리금융 이사회에서는 거취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라임펀드 징계 대응 등 논의할 문제가 많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중이며 연임 문제를 포함해 빠르면 내년 1월께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 정관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애초 손 회장의 임기만료는 내년 3월로 그의 연임 도전은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였다. 그가 우리금융의 순조로운 새출발을 이끈데다가 실적도 호조세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61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더욱이 최근에는 DLF 징계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사법리스크를 대폭 줄였다. 하지만 그 결론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표면적으로 라임펀드가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의결한 상태다. 문책경고는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된다. 하지만 손 회장이 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행정소송에 나선다면 법적으로 연임 도전이 가능하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징계 결정 이후 "당사자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손 회장을 향한 것이라는 풀이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4월 금감원 결정 이후 19개월여 만에 금융위의 결론이 나왔다는 점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만약 손 회장이 도전을 포기할 경우 후발주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외부인사가 사령탑에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문제는 우리은행이 민영화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외부인사나 관료출신들이 들어설 경우 '낙하산 관치 논란'이 거셀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노동조합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금융노동조합 협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완전 민영화를 이룬 것이 불과 1년 전인데 최근 금융당국의 최고 수장이 '현명한 판단, 공정 투명한 CEO선임' 등을 운운하며 우리금융 CEO 선임에 직접 개입하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능력도 명분도 없는 친정권 인사가 내려온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금융당국의 의지가 드러난 상황에서 손 회장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손 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택할 경우 내부인사중 윤석열 정부 인사와 관련이 있거나 친정부 성향을 가진 후보들이 올라가면서 노조 반발 등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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