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인 정착촌인 전남 여수 율촌 도성마을에 위치한 에그갤러리(관장 박성태)가 개관 2주년을 앞두고 첫 사진전을 연다.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30일까지 박오복 작가의 ‘버려진 것들에 대한 레퀴엠’이라는 주제로 30여 점의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은 박 작가가 지난 1년 동안 도성마을의 폐가와 폐축사 등을 방문해 그 곳에 버려진 주민들의 흔적을 촬영한 것이다.
박 작가는 한센인 역사와 삶의 비극을 통제해 집중된 표현을 위해 각종 도구를 이용, 주제 구현을 극대화했다.
순천대 영어교육과 교수직을 퇴직한 박 작가는 지난 2월 이번 전시에 앞서 순천대 문화예술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박 작가는 “언제부턴가 버려져 방치된 채 사라져가는 것들에 눈길이 갔다”며 “도성마을 곳곳에 산재한 폐가와 폐축사에서 깊은 절망과 아득함과 슬픔, 그리고 오랜 시간의 빛과 그림자가 빚어낸 무늬와 질감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버려진 것들을 위한 레퀴엠은 이 눈물겨운 존재들에 대한 나의 애틋한 애도”라며 “더 나아가 이러한 애도를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의미의 상징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녀는 이번 전시에서 사진 작품과 더불어 아포리즘 성격의 텍스트를 함께 공개한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 이어 버려진 존재에 대한 작업을 도성마을 허수아비를 통해 관찰하고 작업을 해 나갈 예정이다.
박성태 에그갤러리 관장은 “박오복 작가의 사진은 도성마을 주민의 삶에 대한 미시적 접근을 통해 버려진 것들의 의미를 기억하고 환기시켜주고 있다”며 “더욱이 이번 작품이 석사 논문으로 발표된 것은 또 하나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전시 오프닝은 10일 오후 4시다. 이세기 비올리스트가 쇼팽 녹턴 20번을 특별 연주한다. 관람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매주 일요일은 휴관한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