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딥시크 개발로 충격과 공포 휩싸인 세계 

美中, AI 규제 등 협력하면서도 패권 경쟁 한층 가열될 듯
헬스 케어 등 우리 강점 지닌 분야 특화 솔루션 개발해야
빅터뉴스 2025-02-03 17:57:51
연 초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고성능의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빅테크 업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딥시크가 약 600만 달러의 비용으로 2개월 만에 개발한 ‘딥시크-R1’ 모델은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고성능 AI 개발에 고가의 최첨단 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뜨리고, 나아가 AI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이 집중된다.

딥시크가 미국의 대형 AI 기업에 비해 월등하게 낮은 개발비와 저사양 컴퓨터로도 빠른 시간에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효율적인 알고리즘 개발이다. 딥시크는 모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했다. 파라미터 최적화, 경량화된 모델 아키텍처 설계,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활용 등을 통해 고사양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이를 통해 적은 자원으로도 높은 성능을 달성하며 개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둘째, 중국 내 저렴한 컴퓨팅 자원의 활용이다. 중국은 슈퍼컴퓨팅 기술과 클라우드 관련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따라서 딥시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 또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알리바바나 텐센트의 저렴한 클라우드 서비스, 낮은 에너지 비용 등을 통해 개발비를 낮출 수 있었다. 이는 대규모 모델 훈련과 테스트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셋째, 오픈소스 활용이다. 딥시크는 TensorFlow, PyTorch와 같이 무료로 제공되는 AI 개발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약했다. 또한 딥시크는 이미 훈련된 AI 모델과 이미지, 텍스트 등의 학습 자료와 같은 데이터셋을 공짜로 가져와 사용해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마지막으로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참여해 다른 개발자들과 협력했다. 이는 마치 여러 사람이 함께 레시피를 공유하고 개선해 나가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딥시크는 최신 기술을 빠르게 배우고 적용하고 적은 비용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딥시크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와 같은 혁신적인 모델은 아니다. 기존의 성과에 효율성을 강조한 것에 불과해 보인다. 그럼에도 딥시크의 위상은 결코 가볍지 않다. 챗GPT와 같은 1차 혁신이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널리 알리고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면, 딥시크는 이를 기반으로 더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2차 혁신으로 볼 수 있다. 즉, 기술의 대중화와 확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딥시크의 성공은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 비용 절감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을 시사하며, 이는 향후 인공지능 생태계의 개발 및 발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기술적으로 미국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AI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고 있어 미·중간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며 효율성에 있어서 기술적 도약을 이루고 있는 반면, 미국은 고비용 구조와 고성능 반도체에 의존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AI 패권을 둘러싼 양국 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AI 규제와 표준화와 관련해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보여, 향후 AI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경쟁과 협력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AI 산업이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우리나라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미국과 중국의 성과를 단순히 따라가는 전략을 지양하고, 독자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AI 윤리 및 안전성과 투명성, 데이터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선도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AI 기술의 산업 적용을 확대해 제조업, 헬스케어, 금융 등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하는 차별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이원호 박사


이러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산업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기술적 성과를 따라가지 말고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 AI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 3의 혁신을 달성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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