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착취물을 유포한 텔레그램의 ‘n번방’이나 ‘박사방’이 트위터의 ‘섹트계’·‘일탈계’를 중심으로 SNS에서 수만명의 회원을 모집했고, 또 이곳에서 피해여성들에게 접근했다.
n번방과 박사방 운영자들은 ‘방’을 홍보하기 위해 주로 ‘섹트’, ‘일탈’, ‘일탈계’, ‘살색계’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해왔다. ‘섹트계’나 ‘일탈계’는 음란물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트위터 계정을 의미하는 속어로 이미 대규모로 조성된 SNS 음란물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작년 한해 트위터에는 ‘섹트계’·‘일탈계’에서 올린 게시물이 146만여건에 달했다. 이중 미성년자와 관련된 게시물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누구나 트위터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이러한 계정들에 접근할 수 있다. 또 미성년자 계정주는 ‘n번방’·‘박사방’과 같은 잔혹한 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있다.
트위터에는 박사방의 운영자인 조주빈이 구속된 후인 21일까지도 유사방의 회원을 모집하는 광고성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고 수십회 이상씩 리트윗됐다. 이들 계정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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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2020.03.21. RT:4 풀버전은 또는 메인트윗확인 #섹트 #일탈 #일탈계 #조건 #오프 #OO #초대남 #초대녀... (중략)... #n번방 #빨간방
해시태그 ‘#섹트계’와 ‘#일탈계’는 계정주가 직접 자신의 신체나 유사성행위를 촬영해서 올리는 계정뿐만 아니라 타인을 촬영한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계정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이 올린 음란물은 동영상과 사진 등으로 남녀 구분이 따로 없다. 각 계정은 직접 촬영한 음란물의 상업적 유통이나 성매매 광고, 외모 과시, 단순 일탈 등 그 목적도 다양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수의 계정들은 주로 비공개로 운영되는데 ‘돈벌이’를 위해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n번방 실제 광고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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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2019/10/22 RT:1 n번방 엄청싸게드립니다~ 다른시리즈물도 헐값에드립니다...[량이 엄청나게 많아요] 텔레그램- hgz112 없으신분들은 라인아이디 남겨주세요
◇ ‘섹트’ 게시물 2019년 들어 가파르게 증가... 1년간 트위터에 147만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SNS의 인기 채널인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섹트’ 또는 ‘일탈’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물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2019년 들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에서는 194만4천여건의 게시물이 수집됐고, 인스타그램에서는 29만6천여건이 수집됐다. 2018년에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게시물수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2019년 12월에는 38배까지 차이가 벌어지며 트위터가 음란물 유통의 새로운 온상이 됐다.
트위터에서는 2019년 들어 관련 게시물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2018년 월평균 발생건수는 3만6604건으로 집계됐으나, 2019년 1월에는 4만6334건, 12월에는 28만6856건이 발생하며 1년 사이 6.2배 증가했다.
계정수로 추정한 참여자수는 2019년 1년간 총 8만2219명으로 집계됐다. 계정수 역시 게시물수 추이와 마찬가지로 조사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트위터에서 ‘섹트계’의 상설 운영자로 간주할 수 있는 ‘지속참여자’들은 2019년 1월 6119명이었으나 2019년 10월에는 3배가 넘는 1만9888명까지 증가한 후 12월 1만2757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매월 ‘섹트’나 ‘일탈’을 언급하기 시작한 신규참여자는 월평균 6700여명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월 이후부터는 매월 평균을 넘어선 7천명 이상씩 증가했고, 8월과 10월에는 새롭게 참여한 인원이 각각 1만2422명, 1만576명을 기록했다. ‘섹트’·‘일탈’이 마치 유행병처럼 급속도로 번진 것이다.
‘섹트계’나 ‘일탈계’에 올라온 게시물을 리트윗한 참여자까지 포함하면 23만392명으로 더욱 늘어난다. 리트윗한 이들은 직접적으로 계정을 운영했다기 보다 해당 트윗에 적극적으로 반응한 일종의 섹트계의 ‘충성고객’으로 볼 수 있다.
◇ 연관어 ‘고딩’ 가장 많아... ‘초딩’ 언급한 게시물도 등장
이들이 올린 게시물의 문장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관련 트윗에 자주 언급된 단어 상위 50개를 분석한 결과 모두 성상품화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가 ‘고딩’으로 나타났고, 심지어 ‘중딩’과 ‘초딩’도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학생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까지도 음란물을 자체 제작했거나, 또는 촬영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언급빈도가 높은 ▲‘고딩’은 총 14만585건에서 등장해 조사기간 중 발생한 전체 트윗 146만5천여건 중 9.6%의 비중을 차지했다. ▲‘중딩’은 5만5341건에서 언급돼 전체 게시물 중 3.8%에서 등장했고, ▲‘초딩’은 1만6364건에서 언급돼 1.1%를 차지했다.
이들 단어 외에도 높은 언급빈도를 보인 단어로는 노골적인 신체부위들이나 성행위와 관련된 단어들이 상위에 떠올랐다. 특히 ‘박사방’에서 언급된 ‘노예’도 언급빈도 상위 10위권에 등장했다. ▲‘가슴’은 8만4218건에서 등장하며 5.7%를 차지했고, ▲‘교복’은 5만636건에서 언급되며 3.8%를, ▲‘일상’은 5만3617건으로 3.7%, ▲‘노예’는 3만9015건으로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일탈계·섹트계 처벌해주세요” 국민청원 올라와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트위터 일탈계·섹트계 처벌>이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n번방, 박사방 등의 유사범죄를 막기위해 일탈계·섹트계 운영자를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트위터는 (중략) 음란물의 메카입니다. 검색어의 제한도 없어서 아무나 가입도없이 쉽게 음란물을 접할 수가 있습니다. 여자아이, 성인남자, 여자들이 그곳에 계정을 만들고 몸사진... (중략)... sm플레이, 저격, 신상털기 등등 추악한 범죄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라며 “많은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나의 동료·아내·누나·여동생이 될 수 있으며 그들이 범죄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하루속히 사라지길 바랍니다”라며 청원했다.
이 청원은 31일 현재 990명이 참여하고 있다.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 조사 기간 : 2018.1.1 ~ 2019.12.31
※ 수집 버즈 : 1,801,618건 (트위터, 인스타그램)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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