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실수로 기부했어요"... ‘기부’ 강요 분위기에 부정 감성↑

[댓글N] 뉴스 댓글로 본 긴급재난지원금, ‘강제 기부’ 논란에는 ‘화나요’ 95.4%
첫날 ‘실수 기부’ 민원 폭주... 누리꾼들 의도된 ‘꼼수’
2020-05-15 16:49:52

11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신청이 시작됐다.

지난 4일 우선 지원이 시급한 가구부터 현금지급이 시작됐고, 11일부터는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시작됐다. 신청이 가능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비씨카드·삼성카드·신한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현대카드(가나다 순) 등 전업 카드사로 일부 은행의 신용·체크카드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형마트나 유흥업소 등 일부 제한된 사용처를 제외하면 통상적인 카드 소비활동으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사상 유래없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카드사를 통한 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11일부터 14일까지 네이버 인링크 기준으로 770건의 관련기사가 올라왔고 8404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댓글여론을 살펴본 결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누리꾼들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까?

누리꾼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부를 과도하게 유도하는 정부와 여당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긴급재난지원금 대책을 소비 촉진이 아닌 기부로 유도하는 정부·여당의 ‘기부 캠페인’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카드사를 통해 지원금을 신청하는 절차에서도 ‘실수’ 기부를 유도한 것에도 누리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논란이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가중시켰다.


◇ ‘기부 캠페인’ 등 과도한 ‘기부’ 유도에 누리꾼들 불쾌감 표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기사 중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 100건과 그에 달린 댓글 8180건을 표본으로 이슈를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의 관심은 ‘기부’에 집중됐다. 전체 댓글 중 약 51.0%의 댓글이 기부와 관련된 기사 그룹에 달린 것이다.

세부 이슈별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나 민주당내의 ‘기부 캠페인’과 관련된 기사 그룹에는 가장 많은 1822개의 댓글이 달리며 22.3%를 차지했다. 이어 ▲‘실수 기부’ 이슈에는 1503개의 댓글이 달리며 18.4%를 차지했고, ▲지원금 신청 방법·정보에는 1020개(12.5%), ▲강제기부 논란 850개(10.4%), ▲카드사 혜택 취소 이슈에는 840개(10.3%), ▲신청 현황 649개(7.9%), ▲사용처 정보 507개(6.2%), ▲11일 신청 시작 소식 383개(4.7%), ▲외국인 지급요청 238개(2.9%), ▲전화신청 시작 101개(1.2%) 순으로 집계됐다.

차트='긴급재난지원금' 세부 이슈별 댓글수
차트='긴급재난지원금' 세부 이슈별 댓글수

주로 댓글이 집중된 주요 이슈는 모두 ‘기부’와 관련된 이슈였다. 실제 전체 댓글의 문장을 분석한 결과 키워드 ‘기부’가 가장 많은 언급량을 보였다. ‘기부’는 2546개의 댓글에서 언급됐는데 전체 댓글 중 31.5%를 차지하는 비중이었다.

그림='긴급재난지원금' 뉴스댓글 키워드 분석
그림='긴급재난지원금' 뉴스댓글 키워드 분석

세부 이슈별로 누리꾼들의 감성을 분석한 결과 ‘강제기부’ 논란이 부정감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이나 집단에서 정부의 기부 캠페인에 동참한다는 내용과 만만치 않은 거부감을 전하는 기사들이었다. 이와 관련된 기사 그룹은 ‘화나요’가 평균 95.4%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의 11일자 <"임원은 재난지원금 받지 말라고요?"> 기사는 ‘화나요’가 93.1%로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총선에서 표심을 의식해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을 전국민 100%로 확대한 후 고소득층들에게 기부를 유도하는 정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세금은 누구보다 많이내고 혜택은 못받고.. 이러니 누가 세금 내려고 해? 미국처럼 세금 많이 내는걸 자랑스러워하는 나라는 언제 올까??  (공감 53)
  • 받고 안받고를 떠나.. 이런 식으로 받지말라고 압박하는건 아니지! 지들은 이 정책으로 표받았으면서  이제서 무리다 싶으니까 삥뜯어가냐? (중략)... 애초에 국가에 돈없고 빚잔치하는거 다 알았자나!  (공감 15)
  • 대우가 이모양인데 나같아도 탈세하고 절세하고 어떻게든 세금을 적게내는 식으로 가것다.  (공감 11)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조선일보의 <"기부? 하려면 당신 몫만"...부부싸움 유발하는 긴급재난지원금> 기사도 ‘화나요’가 93.2%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댓글게시판에는 ‘기부 항목’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 기부라는 개념을 만든 것부터가 잘못된거지. 돈으로 국민준다면 그냥 줘야지. 기부단서조항은 뭐냐? 국민들 또 양갈래로 나뉘어서 싸우게하려고? (중략)  (공감 101)
  • 국민들 생계를 위해 재난지원금 주는데 거기에 기부항목 표시하는 것도 참 난센스다 ㅋㅋ  (공감 76)
  • 애초에 능력되는 선에서 진짜 형편 어려운 사람들 돕고 세금 올리거나 추경하는거 없으면 나 힘들어도 더 힘든 사람들한테 간다는 믿음으로 기부할 수도 있는데... (중략)  (공감 15)
차트='긴급재난지원금' 세부 이슈별 감성분석
차트='긴급재난지원금' 세부 이슈별 감성분석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정부의 ‘기부 캠페인’에 관한 기사 그룹도 부정감성이 평균 88.3%로 매우 높게 집계됐다. 누리꾼들은 일종의 관제 캠페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아시아경제의 12일자 <[속보] 홍남기 부총리 "긴급재난지원금 기부하겠다"> 기사에는 표본기사 중 가장 많은 1398개의 댓글이 달렸고 ‘화나요’는 93.3%에 달했다. 누리꾼들은 홍 부총리의 기부 소식을 관제 캠페인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기부하려면 소리소문없이 하세요. 괜한 호들갑 떨지 마시고.  (공감 24)
  • 애당초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만 받았으면 됐을 재난지원금. 결국 더불어민주당 쇼의 재료료. 2030의 무거운 짐으로 남겠네요.  (공감 19)
  • 그냥 기부하면 안되나. 꼭 말하구 해야함?  (공감 9)
  • 결국 공무원들 받지 말라는 거네. 문재인부터 기부 시작 기재부 장관 밑으로 쫙.  (공감 6)

11일자 MBC의 <[Right Now] 민주당 지도부 전원 "긴급재난지원금 안 받겠습니다"> 기사 역시 누리꾼들에게는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복수의 누리꾼들은 국회의원 월급도 기부하라며 꼬집는 댓글을 올렸다.

  • 이딴걸로 생색 지리게 내고있네 어이가 ㅋㅋ 무슨 월급 기부한줄,,, 당없는 저도 기부할테니 기사좀 써주실래요???  (공감 9)
  • 보여주기 쇼라는 설 알지만 이런 쇼도 못하는 당이 있다는게 문제  (공감 8)
  • 월급 전부를 기부 하면 어떨까요? 이왕 보이기 쌩쑈  (공감 5)
  •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냥 기부했으면 조용히 해요. 대단해 보이지않아요... (중략)  (공감 5)


◇ “실수로 기부했어요”... 누리꾼들 의도적인 ‘꼼수’라는 인식 확산

지원금 신청과정에서 실수로 기부처리 됐다는 이슈도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 이슈는 ‘화나요’가 평균 91.0%에 달했다. 이 이슈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시사저널의 <"실수로 동의했어요"…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취소 신청 잇따라> 기사로 859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의 감성반응은 ‘화나요’가 94.1%로 집계됐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 웹사이트 설계 과정에서 기부를 늘리기 위해 누리꾼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통상적으로 약관을 읽어보지 않고 ‘동의’를 누르는 습관을 악용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부’를 취소할 수 없도록 장치를 해놓았다.

이러한 문제는 곧 개선됐지만 댓글게시판에는 정부의 ‘의도적인 꼼수’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많은 누리꾼들은 과도한 기부 유도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했다.

  • 일부러 그렇게 만든 듯. 신청하기 클릭했는데 기부하기 항목이 왜 나오는지... 아예 버튼을 별도로 만들어라. 헷갈리지 않게 신청하기-기부하기 두 개로 말야  (공감 772)
  • 콜센터당일취소는 거의 발암수준으로 연결도 안될뿐더라 메뉴 처음으로 다시듣기 무한반복임  (공감 435)
  • 신청 안하면 기부로 된다더니, 지원금 신청하려고 접속했는데 기부신청으로 헛갈리게 하는 건 뭔가유~ 무슨 피싱이나 스미싱도 아니구...  (공감 143)
  • 평소에 모두 동의 누르는 습관을 악용한 예.  (공감 94)
  • 신청 안하면 자동기부라더니 홈페이지 접속해서 신청하려는 사람한테 마지막까지 기부의사를 물어보는 건 기부유도 아닌가요?  (공감 79)

같은 이슈를 다룬 노컷뉴스의 <"기부 유도 기분 나빠"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논란> 기사에도 같은 맥락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 기사의 감성반응은 ‘화나요’가 95.3%에 달했다.

  • 누르도록 유도해 놓은게 잘못이지. 기부할 사람 따로 분리 가능했다고 하는데. 누르는 오류를 유도하니.  (공감 257)
  • 개인정보 동의과정에서 전체동의 누르는거 일반적이지않냐? 근데 전체동의 누르면 기부동의까지 한걸로 간주하는데, 그러는게 어딨냐. 일단 돈은 주고 기부를 유도하던가... 눈뜨고 코베이는 세상이라더니 정부주도하게 코베어버리네  (공감 61)
  • 신청 안하면 자동 기부라면서 굳이 신청 사이트에 기부 신청 기능 넣을 필요가 있는가?  (공감 27)

 


※ 마이닝 솔루션 : 채시보, 펄스케이
※ 조사 기간 : 2020.5.11 ~ 2020.5.14
※ 수집 버즈 : 9,174건 (네이버 기사 및 댓글)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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