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깼다가 되살아나면서 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높아진 변동성에 이제 쉴 때가 되었다는 약세론과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등 아직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강세론이 맞부딪히고 있다. 영원한 상승과 하락은 없다지만 투자자들은 대체 언제 사고 팔아야하느냐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깄다. 국내에선 추세에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강하지만 해외에선 1분기 세계 증시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다음 환호성이 커질 때는 추격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의 조언이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2.13(-1.35%) 떨어진 3,087.55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5.34포인트(0.17%) 오른 3,135.02로 시작했지만 이내 하락으로 전환해 낙폭을 확대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8346억원과 649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2조470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현대차(1.22%), 기아차(0.41%), LG화학(0.10%) 등을 제외하고 삼성전자(-2.48%), SK하이닉스(-3.85%), 네이버(-3.37%)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1.39%)와 섬유·의복(0.94%), 운수창고(0.52%), 통신업(0.88%) 등이 올랐고, 건설업(-2.64%), 전기·전자(-2.44%), 기계(-1.61%), 의약품(-1.72%), 금융업(-1.44%) 등은 약세로 마감했다. 그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반도체, 인테넷 등이 주춤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종목들로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하락이 지금까지 과열을 해소하고 신규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겐 주식을 더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수 상승 추세에 문제가 없고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된 것도 이같은 강세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금융당국의 5월 초 공매도 부분 재개 결정에 대해 "1월 중순 이후 국내 증시가 과열 우려로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이번 조정 국면을 거치며 과열 우려가 완화된다면 5월 초 공매도 재개로 인한 하방 리스크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적으로 코스피가 지난 1996년 IMF 이후 그려왔던 추세권을 강하게 돌파했다는 점도 긍정론의 배경중 하나다. 장기 추세권을 돌파할 경우 새로운 추세를 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지난 2018년 1월 고점대인 2600포인트와 지난 1996년 IMF이 그려왔던 추세권(첨부 이미지 참고)을 강하게 돌파했다. 1월엔 3200포인트 신고가를 경신했다. 2월 들어서는 지난달 고점에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향후 하락세가 강해진다면 기술적인 요인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통상 돌파한 추세권 상단이나 직전 고점대를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정이 길어질 경우 앞선 추세상단인 2800부터 직전 고점인 2600선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기술적으로 시기상의 문제일 뿐 추가 조정은 불가피하고, 지지여부를 체크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인기가 많은 대형주의 경우 단기적으로 지난달 고점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나올 수는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들이 호실적 등 호재성 이슈가 나올 때마다 매도로 대응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선 덜오른 종목이나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수가 등락하면서 횡보하고 이들 종목 마저 상승폭이 커진다면 리스크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경우 공매도 재개 파괴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환호를 부를 때 그때가 위험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빚투가 눈덩이가 된 상황에서 최근 미수금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해외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나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기관들이 1분기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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