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047040)이 호실적을 발표했다. 주가도 회복세다. 하지만 대우건설 안팎에서 들리는 투심은 뜨뜻미지근하다. 저점 대비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장기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이제야 김형 사장 취임때로 돌아온 것에 불과하고 공적자금 회수 기준에도 아직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다른 건설사들이 지급하는 배당금도 대우건설 투자자들에겐 딴 세상이야기다. 대우건설이 주가부양에 보다 적극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 증가했다. 매출은 8조1367억원으로 6.0%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826억원으로 40.5% 늘었다. 해외사업 보다 수익성 좋은 주택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 8조1367억원 가운데 주택건축사업부문이 62.5%(5조831억원)를 차지했다. 국내 사업 비중은 80% 달한다. 코로나 특수성에 교체론에 시달려온 김형 사장의 임기만료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2250원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도 이날 610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신통치않다. 각 포털 대우건설 종목 게시판에서는 불만이 섞인 투자자들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내부 직원들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의 한 간부급 직원은 "현재 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겐 다른 세상 이야기"라며 "과거 회사가 힘들때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식을 샀지만 지금은 애물단지"라고 말했다.
실제 현 주가는 2018년 6월 대우건설을 구할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형 사장의 취임 시점과 비슷하다. 당시 김 사장을 믿고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라면 이제야 ‘탈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 사장도 임기만료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야 겨우 체면치레 하게됐다.
대우건설 투자자들은 배당에서도 찬밥이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인수된 2010년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주요건설사들은 배당을 지속해왔다. 올해의 경우 GS건설이 보통주 1주당 1200원을 현금배당을 결정한 상태다. 배당은 투자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도 아직 갈길이 멀다. 대주주 산업은행(지분율 50.75%)이 대우건설에 투입한 혈세는 3조2000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 투입자금까지 합하면 7조원에 달한다. 현재 주가 기준 대우건설 시총은 2조5350억 가량이다. 지금 당장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시총대로 매각한다면 산은이 회수할 공적자금은 1조2600억원에 그친다. 산은이 투입한 공적자금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2010년 산업 인수당시 가격인 1만5000원으로 가려면 앞으로도 3배 이상 올라야한다. 앞서 호반건설이 제시한 1조6200억원의 인수가격도 헐값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국내 상법상 2019년도까지는 배당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2020년은 결산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며 “연간 누적으로 남는 이익이 크다면 배당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썬 특별히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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