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이어 음원까지 '플랫폼 전쟁' 가열

스포티파이 국내에 상륙…콘텐츠서 밀린 OTT 시장과는 상황 달라
이수룡 기자 2021-02-17 16:03:39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캡쳐

‘음원 넷플릭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OTT시장에 이어 음원 시장에서도 토종기업과의 외국기업의 치열한 플랫폼 영토전이 예고됐다. 하지만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무장한 넷플릭스에 눈뜨고 안방을 내줬던 OTT 시장의 상황와는 판도가 사뭇 다를 것이라는 것이 음원업계의 관측이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출시하며 정식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작년 9월 말 기준 이용자 3억2000만명에 유료 가입자 1억4400만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첨단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음원 추천 기술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스포티파이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면 3개월 무료 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처럼 광고를 삽입한 대신 음악을 무료로 듣는 기능이 빠졌다.

스포티파이의 등장으로 국내 음원업계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업체에 시장을 잠식 당했다는 평가를 받는 OTT업계의 전철을 그대로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멜론 등 국내 음원 플랫폼은 스포티파이에 밀리지 않을 만큼 막강한 자금력에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능력도 충분한 국내 온라인 포털사와 이동통신사 등 대형 IT기업들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음원 콘텐츠 확보에서 한국 플랫폼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에는 현재 국내 음원 유통 점유율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M 등 대형기획사가 유통하는 음원이 빠져있다. 수요가 많은 아이유 등 인기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6년 야심차게 국내 음원 시장에 진출했던 애플도 음원 확보 문제로 고전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는 연내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디오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음원들을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충분히 확보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음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영상이든 음원이든 결국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달렸다”며 “음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핵심 음원을 쥐고 있는 기획사들의 입지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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