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에 치어 불가피하게 돈을 빌린 서민들이 늘어난 탓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도 성공비결로 꼽힌다. 경쟁업체에 비해 그만큼 더 많은 이자를 챙긴 셈이다. 덕분에 이 회사의 신용등급도 올라갔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진다. 하지만 서민을 상대로 지나친 이자장사는 안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6% 불어난 7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자산규모도 3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거나 가게 문을 닫아 대출로 연명하는 서민이 늘어나면서 영업이 호조를 보인 결과로 분석된다. 1765조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더욱 좁아지고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린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1위' 금리수준도 실적요인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18.44%로 5대 저축은행 중 1위다. 같은기간 OK저축은행은 연 16% 초과 신용대출 비중도 85.57%로 선두급이다.
20%대 이상의 고금리 대출도 여전히 많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1조4940억원의 고금리 대출 잔액을 기록했다. 역시 업계 최고다. 그 비중은 OK저축은행 전체 가계신용대출중 40%가 넘는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저축은행 법정최고금리 24% 초과 대출잔액중 절반 가량은 OK저축은행 대출이었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OK저축은행의 고리를 감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4월 기준 20%가 넘는 가계담보대출 비중도 4%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신용도도 좋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OK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OK저축은행에 대해 "안정적인 이자순이익 창출에 힘입어 절대적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론은 나빠지는 모양새다. 한 금융시민단체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감당해야할 이자부담이 너무 크다"며 "중금리 대출 상품을 더욱 강화하고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K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청산된 계열사 대부업의 잔고를 이전하면서 평균 금리가 올라간 것으로 현재는 업계 중위권 금리 수준"이라며 "폭리를 취했다는 것은 맞지 않고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이 많은 것도 금리 수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OK금융그룹의 전신은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재일교포 최윤 회장이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 한국 저축은행업계에 SBI 등 일본계 자본이 대거 들어오면서 국부유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2019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OK는 '한국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아 '진정한 한국인(Original Korean)'을 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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