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전남 광양시의회가 내달 정비 자회사 출범을 앞두고 30일 설립 관련 상생협력 방안 설명회를 열었지만 알맹이 없는 맹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과 시민들은 구체적 설명을 기대했는데, 정작 설명회 내용이 부실해 반발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광양시의회 주최로 이날 오전 시의회 상담실에서 열린 ‘포스코 정비자회사 설립 관련 활동결과 설명회’에는 서영배 의장을 비롯한 광양시의원들, 이철호 광양제철소 행정부소장, 서재석 GYS테크 대표, 상공인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진 과정과 향후 기대효과 및 지역상생 방안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철호 광양제철소 행정부소장은 “정비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여러 우려와 관심 많을 걸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시의회에서 문제 제기와 의견 많이 있었고, 본사와 추진했던 배경과 이슈에 대한 설명회를 통해 우려나 오해가 없도록 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광양, 포항에 기계정비 2개사, 전기정비 1개사 등 총 6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광양의 경우 건우, 에어릭스, 메인테크, 원창 등 15개 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 업체 소속 노동자 2400여명 가운데 99%가 정비 자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양제철소는 3개의 자회사 출범으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 확대, 우수인재 유입 등을 통해 지역 발전 선순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활동도 소규모 단위에서 체계적, 광범위한 활동 전개로 공익적 활동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우려하는 소상공인 피해가 없도록 기존 계약 이행은 물론 포스코 구매대행 자회사인 엔투비 통합 구매 의무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명회는 구체적 대안 제시나 직접적인 확답을 피한 채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도대체 설명회는 왜 한 거냐”는 성토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의원들이 “협력업체 15개사가 한순간에 공중 분해되면서 소속 직원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근로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고, 이들에 대한 임금상승은 없고 수평이동을 한 것일 뿐이다. 지역 업체 납품규모를 축소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자회사 출범 이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자료제공을 해달라”는 요구에 포스코 측은 “신뢰와 존중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믿어달라”고 했다.
정비 자회사 출범만 하고 ‘나 몰라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서화로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해 달라는 요구에도 포스코 측은 “문서화 할 대상은 아니고 약속을 믿어주면 감사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자신을 납품업체 대표라고 소개한 한 50대 남성이 “자회사는 엔투비 구매 시스템을 이용해 왔고, 협력사는 지역업체를 써왔는데 그 부분이 가장 불안하다. 포스코는 현재처럼 거래를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 지역업체와 관계가 언제까지일지 불안하다. 확고한 답변을 듣고 싶다”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서도 포스코 측은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엔투비 관련 지침이 전혀 없다. 이름 자체가 광양스틸이다”며 “계약 끝나기 전에 충분히 협의해서 지역 중심과 기존 계약을 같이 상생할 수 있도록 검토해 나가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포스코 측의 이 같은 설명에 광양시의원들은 “최소한 지역사회와 논의하고 하겠다라는 등의 답변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참 일방적인 설명회일 뿐이다”, “과연 상생협력 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의회가 추진한 부분도 부족하다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자조섞인 반응을 내놨다.
설명회를 지켜본 한 시민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했는데 지금 광양제철소장이 온 것도 아니고 지역을 쉽게 보는 게 아닌가 싶다”며 “두 달 간 1인 시위를 벌인 광양시의회도 아쉽고, 광양제철소도 정말 상생할 의지가 있다면 일방적인 설립 통보가 아닌 최소한의 답은 가지고 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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