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전남 광양 출신 정한중(62)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재영입을 발표하자 지역 정치권이 술렁거리고 있다.
25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인재위원회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재 영입식을 열고 정한중 교수를 27호 인재로 발표했다.
광양 출신의 정 교수는 전두환 처벌과 5·18 특별법 제정에 기여했고, 헌정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출마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전남 동부권 선거구 획정이 이뤄진 이후 당과 상의해 출마 지역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가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갑’과 ‘을’ 두 개의 선거구로 분구가 예상되는 순천지역이다.
이에 지역 정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일찌감치 지역 표밭을 다져온 예비후보들은 정 교수를 낙하산 공천해 경선조차 치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선거구는 이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소병철 현 의원, 김문수 당 대표 특보, 서갑원 전 국회의원, 손훈모 변호사,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등 5명이 등록하면서 공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정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소병철 현 의원의 지역구라고 할 수 있는 신대‧해룡면이 포함된 선거구에 전략공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예비후보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정 교수가 순천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것 외에는 직접적인 연고가 없어 인지도가 미미하지만, 노관규 순천시장과 사법고시(34회) 동기로 평소 가깝게 지내는 데다 윤석열 정부 ‘검찰 독재 심판’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출마를 결정하면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일부 후보의 합종연횡은 물론 이에 반발한 무소속 출마도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 교수가 인재영입 된 만큼 순천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물론 정 교수 고향인 광양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들도 내심 표현하지 않지만, 경선까지 못 갈까 봐 걱정이 크다”며 “정 교수를 전략공천 할 경우 이미 등록한 민주당 후보들은 분구가 된 다른 선거구에서 경쟁 또는 무소속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인 정 교수의 고향인 광양을 중심으로 한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선거구 출마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교수 지지율은 줄곧 한 자릿수에 그치는 성적표를 거뒀다. 더욱이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선거구에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대표를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선다.
민주당으로서는 재선에 나서는 현역 서동용 의원도 이정현 전 의원과 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 교수를 광양에 투입했을 경우 텃밭 의석 하나를 국민의힘에 그대로 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편, 제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획정안 원안을 당론으로 확정하면서 순천 단독 분구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획정 안대로 의결되면 전남지역 국회의원 의석수 현행 10석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동부권은 순천시가 1석 늘어난다. 기존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를 ‘순천갑’·‘순천을’ 선거구로 나누고 광양은 곡성과 구례와 묶여 ‘광양·곡성·구례’ 선거구가 된다.
여야는 오는 26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연 데 이어 29일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 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댓글
(0) 로그아웃